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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 1 / 966
  • 2016-06-18 13:17:49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가 나타났다. 

그 요괴가 세상에서 가장 약하단 사실은 의외로, 본인의 입으로 밝혀진 사실이었다. 


[ 인간들아 잠깐! 놀라지마! 공격하지마! 난 정말 약해! 절대 때리지마! 난 정말 약해! 맘먹고 때리면 금방 죽는다고! 때리지마! 생긴것만 무섭지, 난 움직이지도 못해! 팔다리, 몸통도 없잖아?! 어린 아이도 날 죽일 수 있다고! 공격하지마! 때리지마! 난 정말 약해! ]


어느날, 어느 등산로 공터에 홀연히 나타난 그 요괴의 겉모습만은, 사람들의 비명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멀리서 보면 눈처럼 새하얀 피부의 '피라미드'처럼 보였다. 단지, 그것이 숨을 쉬듯 꿈틀거린다는 것과,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커다란 눈코입이 공포스러웠을 뿐.

요괴는 덩치가 3미터는 되어보였는데, 중앙에 양꼬리가 불쌍하게 처진 외눈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눈 위로는 눈썹대신 달려있는 거대한 '코'가 3개의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있었다. 
눈 아래로 피라미드 하단부를 거의다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입은 정말 압권이었다.

말을 하려고 입을 벌릴 때마다 보이는 이빨들은 제멋대로의 각도로 튀어나와 흉폭함을 드러내고 있었고, 혓바닥은 어찌나 긴지, 입 안에서 한바퀴를 감은채로 오돌토돌 솟아오른 검은 돌기들을 꿈틀대고 있었다.


요괴를 본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났지만, 본인의 말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 요괴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 인간들아 놀라지마! 난 정말 약해! 대화를 하자고! 그렇게 무서워하다가 괜히 나를 죽이지 말고! 난 정말 너무 약하다니까! 내가 지금 더 무섭단 말야! 인간들아 놀라지마! 난 정말 약해! ]

처음 사람들이 신고를 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 올 수 있었던 경찰이 멀찍이서 총을 겨누었는데-

[ 자, 잠깐! 그거 총이지?! 쏘지마! 그거 한방이면 난 죽는다고! 쏘지마 제발! 살려줘! 쏘지마! 난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약하다고! 제발 살려줘! 쏘지마! ]

요괴는 안그래도 새하얀 얼굴이 더 새하얗게 질린 듯, 공포에 벌벌 떨었다.


끊임없이 약함을 어필하는 요괴의 모습은, 인간들을 조금 침착하게 만들어 주었다. 


[ 인간들아! 난 너무 약해서 요괴세계에서 추방당했어! 나도 모르게 여기 떨어졌는데, 난 죽고 싶지 않아! 난 정말 약하다고! 그러니까 제발 공격하지마! 때리지마! 난 너희 인간들한텐 상대도 안돼! 정말 약해서 금방 죽는다고! ]

요괴의 말이 끝나고 그 말이 증명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멀찍이서 구경하던 사람들 중에 한 아이가 돌맹이 하나를 던졌는데-!

'퍽!'
[ 아악! 아퍼! 아아악! 너무 아퍼! 돌을 던지면 어떡해! 아아아- 나 죽을 것 같아! 너무 아퍼! 제발 때리지마! ]

돌맹이를 맞은 부위가 금새 벌겋게 부어오르며,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요괴가 외눈으로 눈물을 찔끔 흘리는 것이었다.
그쯤되니 사람들은 완전히 침착함을 찾을 수 있었다.

한참을 아파하던 요괴는 진정하고서 인간들에게 호소했다.

[ 난 정말 약해! 마음만 먹으면 아이라도 날 죽일 수 있다고! 제발 때리지마! 나를 살려줘! 우리, 공존하자! 난 '요능'도 하나 가지고 있어! 너희 인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그러니까 제발 날 죽이지마! 인간들아 나와 공존하자! ]

움직일 수 없는 요괴는 끊임없이 말로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러는 사이, 무장한 군대가 동원되어 요괴의 주변을 에워쌓았고, 급한대로 지역 시장이 인간의 대표로 나서서 요괴와 대화를 시도했다.
또한 급하게 달려온 방송국에 의해서 그 대화는 전국으로 생중계 되었다.

[ 으으... 제발 총 같은거 쏘지마... 난 한방이면 죽는다고... 으으... ]

" 너, 너는 도대체 무엇이냐? "

[ 난 요괴야! 요괴세계에서 추방당한 요괴! 난 너무 약해서 추방당한거야! 너희 인간들한텐 나 같은건 상대도 안돼! 그러니까 제발 때리지마! 난 진짜 금방 죽어버린다고! ]

" 그럼 뭐 때문에 여기에 온거냐? "

[ 내가 여기에 온게 아니라 여기로 추방당한거라니까! 난 이제 영원히 여기서 살아야 돼! 그러니까 제발 날 공격하지마! 나를 살려줘! 인간들아 제발 우리 공존하자! ]

" 공존? "

[ 그래 공존! 너희 인간들이 나를 살려준다면, 나도 내 '요능'으로 너희 인간을 도울 수 있어! ]

" 요능? "

[ 그래 요능! 난 너희 인간에게 젊음을 되돌려 줄 수 있어! 80세 노인을 20대 청년으로 되돌려 줄 수 있단 말이야! ]

" 뭐라?! 그게 정말이냐? 믿을 수 없다! "

[ 날 봐! 그럼 내 모습은 믿어져?! 정말이라고! 내가 왜 거짓말을 해! ]

" 그, 그럼 나를 젊게 만들어봐! 가능한 것이냐? "

[ 얼마든지! 근데 그 방법이-! 잠깐만, 절대 오해하면 안돼! ]

" 뭐가 말이냐? "

[ 내 말 듣고 절대 오해하지말고, 공격하지마! 내가 만약 요능을 발휘해서 너를 젋게 되돌릴려면, 내가 너를 잡아먹어야 돼! ]

" 뭐, 뭐라?! "

화들짝 놀란 시장은 뒤로 한발짝 물러났고, 요괴는 다급히 말을 이었다!

[ 아냐아냐아냐! 그러지마! 놀라지마! 진짜 내 요능의 조건이 그런거야! 오해하면 안돼! 오해하지마! 진짜로 진짜야! ]

" 어디서 개수작을! "

[ 아나아냐! 나처럼 약한 요괴가 무슨 거짓말을 하겠어?! 진짜로 진짜야! 오해하지마! 아니, 오해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제발 때리지마! 공격하지마! 난 정말 죽기 싫어! 난 정말 약해! ]

" 끄응... "

시장은 일단 물러났다. 그리고 방송을 탄 요괴는 하루만에 세계 최고의 명물이 되었다.
 
인터넷으로 전세계로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고, 요괴를 직접 보기위해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요괴의 '요능'에 대해 중점적으로 토론했다.


" 요괴의 말이 정말 일 것 같은데? 저렇게 약한 요괴가 거짓말을 왜 해? "
" 일부러 약한 척 하는 것일 수 있어! "
" 약한 척 해서 얻을게 뭐가 있다고? 한명 잡아먹고 도망이라도 가려고? 무장군인들이 에워싸고, 저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 곳에서? "
" 어쩌면 일부러 사람들을 모은 다음에 한번에 몽땅 잡아먹을 속셈일지도?! "


전세계적으로 많은 토론들이 오가는 가운데 한가지 확실한 건, 요괴의 '요능'이라는게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것이었다. 

국가차원에선 저 요괴를 어떻게 해야하나가 고민이었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요괴의 요능이 사실일까하는 호기심이 더욱 컸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 한명의 '지원자'가 등장했다.

" 내가 한번 먹혀보겠다! "

그는 60대의 노숙자 김씨였다. 그는 가족도, 가진것도 없이, 노숙생활을 하면서 버릴대로버린 몸뚱아리 하나가 전부인 자였다. 

" 만약 내가 다시 젊어질수만 있다면, 내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 내가 한번 먹혀보겠다! "

공권력은 말리지 않았다. 어쩌면 자살방조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전세계적 호기심의 힘이 그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었다.

" 자! 나를 젊게 만들어봐라! "

요괴의 앞에 선 노숙자 김씨는 벌벌 떨며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 알았어! 근데 인간들아 절대 놀라지마! 절대 총쏘면 안돼! 난 한방에 죽는다고! 절대 공격하지마! 절대로! ]

단단히 말해놓은 요괴는, 그 큰 입을 크게 벌렸다. 곧, 감겨져있던 길다란 혓바닥이 '쭈욱-!' 크게 늘어나며 노숙자 김씨를 확! 휘감았다!

" 으아악! "

그리곤 곧장 들어 입안으로 쏙-,

' 우직! 오도독! 오독! 쩝쩝! 오도독! 쩝쩝! 오도도독! '

" 꺄아아악-! "

구경하던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무장군인들은 본인도 모르게 총구를 들어 겨눴다! 

요괴는 입 안에서 김씨를 아주 '꼭꼭' 씹어먹었던 것이다! 

끔찍한 관경에 사람들이 공포감을 느낄 때,

[ 꺼억-! ]

요괴는 잘 먹었다는 듯이 만족스런 트림을 했다.
 
사람들은 망연자실했고, 군인들은 총을 쏴야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한데,

[ 자,잠깐! 잠깐만! 기다려! 잠깐잠깐! ]

요괴가 인상을 쓰며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요괴의 뒤쪽- 그냥 벽으로 이루어져 있을거라 여겼던 그곳에-

요괴의 '항문'이 드러났다! 

곧 놀랍게도 요괴는, 항문으로 '인간'을 싸내었다-! 


" 쿨럭! 쿨럭! 하악 하악 하아... 뭐,뭐야? "


그것은 바로 노숙자 김씨였다! 20대의 젊은 모습을 하고 있는!

본인의 몸을 살피던 노숙자 김씨는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 저,정말이다! 정말로 젊어졌어! 정말이었어! 정말로 20대 때의 내 몸이야! "


마치 본인의 새 몸을 테스트라도 하듯이 마구 뛰어다니는 김씨의 모습은, 사람들의 눈빛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 그것봐! 내가 진짜라고 했잖아! 내 요능은 원래 이렇게 하는거야! ]

10분이 넘도록 아무런 이상없이 뛰어다니는 김씨를 본 누군가가, 슬금슬금 앞으로 나섰다.

" 나, 나도 해줄 수 있는가? "

[ 얼마든지! 난 얼마든지 가능해! 그러니까 인간들아, 나를 공격하지마! 나를 때리지마! 나와 공존하자고! 인간들아 나와 공존하자! ]


그때부터였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는 인간과의 공존에 성공했다.

요괴의 앞으로 끝없는 인간의 '줄'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처음 국가는 요괴를 소유하고 관리하려 했다. 하지만 전세계적 반발에 부딪쳤고, 요괴의 요능은 전세계인 모두 아무렇게나 이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국가는 많은 이득을 얻었다. 요괴는 정착한 산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고,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관광수입만으로도 국가경제가 엄청나게 살아났던 것이다.
산 주변의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감히 전세계 부동산 역사를 통틀어도 상상 못 할 지경이었다.

요괴 이용에 조건은 단 하나, 선착순으로 줄을 서는 것이었다. 대신, 한 사람당 평생 한번만 줄을 설 수 있었다.

평생 한번의 젊어질 기회를 버리는 대신, 자기 차례를 팔아서 어마어마한 고액을 챙기는 이들도 있었다. 

직접와서 신청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억단위가 넘어가는 대기번호는, 점점 체계적으로 경제상품화가 되어갈 지경이었다. 
온가족이 찾아와 갓난아기마저 순서에 등록하는 일종의 '재테크'가 벌어지기도 했고, 차례를 사고 파는걸 연결해주는 기업마저 형성 될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요괴 '하나'가 전세계에 펼친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요괴의 말대로, 요괴 하나와 인류 전체의 '공존'이 명백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한데, 1만명 쯤 요괴가 사람들을 되돌렸을 때에 '사고'가 하나 발생하고 말았다.


[ 아뿔사! ]

" 뭐,뭐야? 왜 뱉어내질 않는거야? "

[ 인간들아! 실수야! '요능'이 실패했어! ]

" 그게 무슨 소리야? "

[ 미안해! 요능이 실패했어! 방금 삼킨 인간이...죽어버렸어! 미안해! 때리지마! 제발 공격하지마! ]

" 뭐야?! "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실패가 있을 줄이야? 만명이나 성공했는데 이제와서?

끊임없이 진행되던 요능 이용이 처음으로 멈춰버리고 말았다. 혹시, 이제야 요괴가 본색을 드러내는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 실패라니?! 어떻게 된 것이냐?! "

[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내가 일부러 그러는게 절대 아니야! 믿어줘! 제발 때리지마! 공격하지마! ]

"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고?! 그럼 앞으로도 실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냐?! "

[ 그, 그럴지도...근데 정말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미안해! 제발 죽이지마! 응? 제발 살려줘! ]

" 끄응...실패 확률은 얼마나 되는거냐? 그동안 만명이나 잘 해놓고 왜 갑자기? "

[ 확률은 잘 몰라! 아마 만명에 한명정도로, 또 실패 할 수 있지 않을까...? 미안해! ]

" 만명에 한명... "


어쨌든간에 만명에 한명이라도 사망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면, 인류는 요괴 이용을 그만둬야 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요괴는 이미 거대한 경제의 중심축이 되어 있었다. 요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들이 너무나 많았다.

기껏 차례를 기다린 사람들도 많았고, 비싼 돈주고 차례를 산 사람들도 많았고, 재테크로 차례를 챙겨 둔 사람들도 너무나 많았다. 
요괴관련 산업으로 돌아가는 기업들은 어쩔 것이고, 국가의 엄청난 요괴관련 수입은 어쩔 것인가?


요괴의 요능 이용은 멈춰질 수 없었다. 사망자가 나왔지만, 인류는 애써 그점을 무시했다.


단, 사망자의 가족만 제외하고 말이다.

" 이 요괴 놈아! 우리 아버지를 살려내! "

[ 으아아아! 살려줘! 미안해! 으아아아! 죽기싫어! 제발! ]


칼을 들고 설치는 '인간'에게서 요괴를 지켜준 건, 다름아닌 같은 '인간'들이었다.

" 막아! 잡아! 저놈을 막아! "
" 아아악! 놔! 이 요괴 놈아! "
" 칼 뺏어! 막아! 막으라고! "

아버지를 잃은 아들은, 끝내는 수갑까지 채워진채로 끌려나가야 했다. 

사람들은 식은땀을 닦았다. 저 세계에서 가장 약한 요괴가 칼에 맞아 죽어버리기라도 했다면!

이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에게는, 그 어떤 귀빈보다 더 삼엄한 경호가 붙었다. 요괴에게 줄을 설 때는 그 어떤 금속류도 통과 될 수 없었다.


천사가 내려왔어도 이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았을까? 극진한 대접속에 요괴의 요능 이용이 다시 활발하게 가동되었다.



한데. 

[ 으아아! 실패! 실패야! 미안해! 또 실패했어! 정말 미안해! ]

이번에는 오천명째 정도에서 요능 실패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람들은 또다시 당황했지만, 국가는 발빠르게 사망자의 가족들을 찾아가 강제로 보상을 떠넘기고, 감시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고, 복수를 막았다.


[ 미안해! 정말 미안해! ]

" 만명에 한명꼴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게 어떻게 된건가?! "

[ 미안해! 사실은, 이렇게 쉬지않고 요능을 발휘해본 적이 없어서 그래! 정말 미안해! 죽이지마! 때리지마! ]

" 끄응... "


오천명에 한명이 사망하게 되었지만, 멈춰질 순 없었다. 오히려 저번보다 더 빨리 재개되었다.

한데, 


[ 으아악! 또 실패! 어쩌지? 어쩌지? 인간들아 미안해! 살려줘! 제발!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

" ...... "

이번에는 3천명째 정도에 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가에선 일단 이 문제를 고민해보기로 했다. 요괴와의 공존을 멈춰야 하는걸까? 

하지만 고민보다 더 힘이 쎄고 큰 건, 인간의 목소리들 이었다. 

" 빨리 요괴 이용을 재개하라! 언제까지 멈춰있을 것인가?! "
" 멈추긴 뭘 멈춰! 내가 이 차례권을 얼마를 주고 산 줄 알아?! 이거 니들이 보상해줄거야?! 어?! "
" 이제서야 겨우 순서가 천명대에 진입했다고! 죽는게 무서워서 겁먹을 놈들은 알아서 차례에서 빠지라고 그래! 감수하고 받을 사람만 차례대로 하면 되는거 아니야?! "
" 사망자가 나오면 국가가 알아서 숨겨야지! 사망자 소식들 때문에 '차례권'의 가격이 얼마나 떨어진 줄 알아?! " 
" 만약 요괴 이용이 멈춰질 시, 국가가 받게 될 경제적 타격을 수치화 하자면-. . . "



.
.
.
.
.
.
.






이제 천명에 한명꼴로 사망자가 나와도, 요괴 이용은 멈춰지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했다.


요괴의 주변으로는 핵방공호 급의 안전을 자랑하는 건물이 지어졌고, 요괴의 사방팔방은 무엇도 뚫을 수 없는 방탄 설비로 보호되었고, 항상 최고의 경호팀들이 물샐틈 없이 철저하게 요괴의 안전을 지켰다.

요괴 이용을 하려는 자들은 이중삼중으로 검사를 받고, 다 벗은채로 눈을 가리고 포박당한 뒤, 요괴 앞까지 친히 진상되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안전했다. 

수백명의 인간을 삼켜먹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안전했다.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인간을 삼켜먹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안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는-,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인간들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인간들은-, 세상에서 가장 악한 인간들은-, 세상에서 가장- . . .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는, 세상에선 가장 강한 요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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