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헌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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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00:31:27
몇 개월 전 일이다.
공강시간에 같이 있었다, 친구랑.
아성 : 어이ㅡ 후렌드. 공강 시간도 넉넉한데 우리 어디가서 좀 놀다올까?
그넘 : 그러지... 뭐할래, 당구 함 칠까?
아성 : 당구는 무슨... 지겹지도 않냐?
(사실은 내가 이넘한테 질 건 뻔하기 땜에 이렇게 은근슬쩍 피했다-_-)
그넘 : 그래? 그면 뭐한다??
아성 : 시내가서 영화나 한 편 보고 오자.
그넘 : 오우~ 시네마~!!
그래서 이렇게 칙칙한 넘과 함께 결국 시내로 발길을 옮긴다.
그넘 : 이보게, 마이 후렌드.
아성 : 앙? 왜?
그넘 : 우리 여자를 옆에 끼고 보면 영화가 더욱 더 재미있어지지 않겠어?
아성 : 그럴수만 있다면 벌써 같이 왔지, 임마...
그넘 : 오우~ 후렌드. 난 그럴 수 있다네. 내가 해보일까?
아성 : 니가 무슨 수로?
참고로 그 녀석은 헌팅계의 명(名)헌터였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한 채 물어보았다.
아성 : 어디, 괜찮은 애 보여?
그넘 : 저기 s( +.+)==☞
그넘이 가리키는 곳은 영화관 앞에서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 앉아있는 여인 둘이 앉아있는 벤치부근이었다. 멀리서 보아도 그녀들의 긴 생머리는 남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해보였다. 게다가 유난히 긴 생머리여인을 좋아하는 그넘이다. 놓칠리가 없다-_-
그넘 : 내가 미끼로 저들을 유인해 보이겠네.
아성 : 미끼? 뭘로?
그넘 : 훗~ 두고나 보시게.
그넘은 자신의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성경책을 나에게 잠시 맡긴 다음(그넘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다), 옷매무새를 바로잡더니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넘 : 저... 저기요...
그녀들 : (뒤돌아보며) 예?
헉! 뚜! -_-;;;;;;
난 결코 여자를 외모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도 대갈통이 클대로 큰 넘이기 때문에(진짜로 머리가 크다는 건 아니다-_-) 여자의 외모는 결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년 전까지만 해도 난 그렇지 않았나보다-_-;;;;
아성 :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풋... 저 자식...
멀리서 봐도 그넘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난 그넘이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멀리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들의 대화내용은 대강 들릴만한 위치였으니...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죽음의 화살'은 나를 향하게 된다.
그넘 : (머뭇머뭇하다가 갑자기 날 가리키며) 저... 저 쪽에 있는 분이 두 분을 좀 뵜으면 한대서요...
아성 : -_-;;;; 조...조또...
그넘, 어쩔 생각인지 '뒷모습만' 괜찮았던 그 두 명의 여인을 이끌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 때를 회상해보면, 분명 그 때 그넘의 표정은 '이런, 젠장- 어떻게 좀 해봐~!!'였다.
아성 : '어..어쩌지...어쩌지?!?!?'
그 몇 초가 나에겐 생사의 갈림길을 결정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난관을 헤쳐나갈 명쾌한 답이 떠오르질 않았다.
아성 : '이런 니기미- 될 대로 되라~!!'
그런 생각을 하며 뒤돌아서서 토-_-낄 준비를 할 찰나,
문득 내 손에 들려있던 그 넘의 성경책이 눈에 띄었다.
그래, 이거다!!!
난 그 때 상황에 맞지 않게도 이 웃대 총장님의 헌팅관련 유머가 생각나버린 것이다.
난 재빨리 다시 등을 돌려 어느 새 내 코 앞에까지 와버린 그녀들 앞에서 그 성경책을 흔들어 보이며 이렇게 얘기했다.
아성 : 예~~ 수 믿으세요~~
(물론 가식적인 미소도 빠뜨리지 않았다-_-)
그녀들 : ...... 안믿어요...-_-^
그넘 : (내 순발력에 감탄했는지 한 술 더 뜨며) 왜요, 한 번 믿어보세요, 천국갑니다.
아성 : (그넘에게 그만하라는 눈치를 주며-_-+) 그래요? 그럼 안녕히...
잔뜩 실망한 표정의 그녀들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차츰 멀어져갔다.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 그넘은 연신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댔다. 거기에 으쓱해진 나는 '어리석은 중생이여, 잘못 낚은 물고기는 놓아줘야 하는 법이거늘...'이라는 말도 안되는 엉터리명언을 남기고 강의시간에 맞춰 뒷-_-짐을 진 채 학교로 돌아갔다.
다음 날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이미 영웅이 되어 있었다 -_-v
공강시간에 같이 있었다, 친구랑.
아성 : 어이ㅡ 후렌드. 공강 시간도 넉넉한데 우리 어디가서 좀 놀다올까?
그넘 : 그러지... 뭐할래, 당구 함 칠까?
아성 : 당구는 무슨... 지겹지도 않냐?
(사실은 내가 이넘한테 질 건 뻔하기 땜에 이렇게 은근슬쩍 피했다-_-)
그넘 : 그래? 그면 뭐한다??
아성 : 시내가서 영화나 한 편 보고 오자.
그넘 : 오우~ 시네마~!!
그래서 이렇게 칙칙한 넘과 함께 결국 시내로 발길을 옮긴다.
그넘 : 이보게, 마이 후렌드.
아성 : 앙? 왜?
그넘 : 우리 여자를 옆에 끼고 보면 영화가 더욱 더 재미있어지지 않겠어?
아성 : 그럴수만 있다면 벌써 같이 왔지, 임마...
그넘 : 오우~ 후렌드. 난 그럴 수 있다네. 내가 해보일까?
아성 : 니가 무슨 수로?
참고로 그 녀석은 헌팅계의 명(名)헌터였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한 채 물어보았다.
아성 : 어디, 괜찮은 애 보여?
그넘 : 저기 s( +.+)==☞
그넘이 가리키는 곳은 영화관 앞에서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 앉아있는 여인 둘이 앉아있는 벤치부근이었다. 멀리서 보아도 그녀들의 긴 생머리는 남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해보였다. 게다가 유난히 긴 생머리여인을 좋아하는 그넘이다. 놓칠리가 없다-_-
그넘 : 내가 미끼로 저들을 유인해 보이겠네.
아성 : 미끼? 뭘로?
그넘 : 훗~ 두고나 보시게.
그넘은 자신의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성경책을 나에게 잠시 맡긴 다음(그넘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다), 옷매무새를 바로잡더니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넘 : 저... 저기요...
그녀들 : (뒤돌아보며) 예?
헉! 뚜! -_-;;;;;;
난 결코 여자를 외모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도 대갈통이 클대로 큰 넘이기 때문에(진짜로 머리가 크다는 건 아니다-_-) 여자의 외모는 결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년 전까지만 해도 난 그렇지 않았나보다-_-;;;;
아성 :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풋... 저 자식...
멀리서 봐도 그넘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난 그넘이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멀리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들의 대화내용은 대강 들릴만한 위치였으니...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죽음의 화살'은 나를 향하게 된다.
그넘 : (머뭇머뭇하다가 갑자기 날 가리키며) 저... 저 쪽에 있는 분이 두 분을 좀 뵜으면 한대서요...
아성 : -_-;;;; 조...조또...
그넘, 어쩔 생각인지 '뒷모습만' 괜찮았던 그 두 명의 여인을 이끌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 때를 회상해보면, 분명 그 때 그넘의 표정은 '이런, 젠장- 어떻게 좀 해봐~!!'였다.
아성 : '어..어쩌지...어쩌지?!?!?'
그 몇 초가 나에겐 생사의 갈림길을 결정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난관을 헤쳐나갈 명쾌한 답이 떠오르질 않았다.
아성 : '이런 니기미- 될 대로 되라~!!'
그런 생각을 하며 뒤돌아서서 토-_-낄 준비를 할 찰나,
문득 내 손에 들려있던 그 넘의 성경책이 눈에 띄었다.
그래, 이거다!!!
난 그 때 상황에 맞지 않게도 이 웃대 총장님의 헌팅관련 유머가 생각나버린 것이다.
난 재빨리 다시 등을 돌려 어느 새 내 코 앞에까지 와버린 그녀들 앞에서 그 성경책을 흔들어 보이며 이렇게 얘기했다.
아성 : 예~~ 수 믿으세요~~
(물론 가식적인 미소도 빠뜨리지 않았다-_-)
그녀들 : ...... 안믿어요...-_-^
그넘 : (내 순발력에 감탄했는지 한 술 더 뜨며) 왜요, 한 번 믿어보세요, 천국갑니다.
아성 : (그넘에게 그만하라는 눈치를 주며-_-+) 그래요? 그럼 안녕히...
잔뜩 실망한 표정의 그녀들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차츰 멀어져갔다.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 그넘은 연신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댔다. 거기에 으쓱해진 나는 '어리석은 중생이여, 잘못 낚은 물고기는 놓아줘야 하는 법이거늘...'이라는 말도 안되는 엉터리명언을 남기고 강의시간에 맞춰 뒷-_-짐을 진 채 학교로 돌아갔다.
다음 날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이미 영웅이 되어 있었다 -_-v
휴면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