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보유한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이 유로2020 16강전에서 격돌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승점 4점(1승 1무 1패, 골득실 +1)을 기록하며 D조 3위로, 스페인은 승점 5점(1승 2무, 골득실 +5)으로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높은 기대에 비해서는 조별리그에서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수준급의 패스 축구를 기대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들이 대거 출전하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첫 2경기에서 1무 1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침몰하는 듯했습니다. 다소 노쇠화된 선수들은 월드컵 준우승 당시의 에너지 넘치는 활동량과 끈끈한 조직력 대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반전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팀의 핵심 루카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답답했던 공격진이 살아나며, 크로아티아는 스코틀랜드를 3-1로 제압하고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앞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3차례 연장전 승부 끝에 결승까지 진출했던 크로아티아는 유로2020 토너먼트 무대에서도 저력을 보여주려 합니다.

반전의 기회를 맞은 크로아티아지만 큰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팀의 핵심 공격수 이반 페리시치가 27일(한국시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며 격리됐습니다. 스페인과의 경기는 물론 크로아티아가 4강에 진출하더라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화려한 중원에 비해 공격진의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공격 전개에 대한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페리시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인 크로아티아는 4-3-3 포메이션을 활용할 전망입니다. 중원에 코바시치, 브로조비치, 모드리치를 투입해 중원을 장악해 경기를 풀 것으로 보이고, 페리시치 자리에는 레비치가 자리를 옮기는 것이 예상됩니다. 전방에는 페트코비치가 나설 것으로 보이고, 안정적인 수비 구축 후 세밀한 패스플레이, 측면 크로스, 선이 굵은 역습으로 찬스를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스페인은 메이저 대회 3연패의 주역인 ‘황금세대’가 대부분 떠나간 상태로 유로2020에 참여했습니다. 팀을 대표하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라모스 등의 선수들이 명단에서 제외됐고 페란 토레스, 페드리, 마르코스 요렌테 등의 젊은 선수들이 발탁됐습니다. 과거만큼 화려한 스쿼드는 아니지만 스페인 대표팀이 기대를 받기에는 충분했지만 조별리그에서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1승 2무의 성적을 거뒀음에도 매 경기 졸전을 펼치며 전혀 위협적이지 못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공격진의 부진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상대 수비의 자멸로 5-0 승리를 거둔 슬로바키아와의 3차전 경기를 제외하면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습니다. 1차전 스웨덴전에서는 85%의 점유율과 무려 917번의 패스 성공을 기록하고도 상대의 수비를 넘지 못했던 스페인입니다. 공격 전개에 대한 문제보다는 골 결정력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기에, 최전방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의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그는 2차전 폴란드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긴 했으나 슬로바키아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많은 찬스를 놓치며 비난을 받았습니다.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선배인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의 그림자를 지워야 합니다.

전술적으로 보면 스페인도 4-3-3 포메이션을 사용합니다. 중원에 코케, 부스케츠, 페드리라는 좋은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크로아티아와 마찬가지로 경기를 지배하고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구사합니다. 다만 공격진의 파괴력이 떨어진 것이 문제인데, 올모, 사라비아, 토레스 등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공격을 시도해야 하는 스페인입니다.

한편 이 경기는 두 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모드리치와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맞대결로도 주목을 받습니다. 두 선수 모두 황혼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모드리치는 안정적인 볼 점유와 창의적인 패스를 통해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전개합니다. 3차전에서는 환상적인 득점을 터트리며 팀의 16강 진출을 견인하기까지 했습니다. 부스케츠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1, 2차전엔 결장했으나 3차전에서 복귀해 팀의 대승을 이끌며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젊어진 팀에 베테랑의 노련미를 더함과 동시에 팀의 공수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두 미드필더의 ‘장외 엘클라시코’에서 팀을 8강 무대로 견인할 선수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 결장자 및 예상 선발 명단

# 승부 예측

중원 대 중원. 치열한 중원 싸움이 예상되는 경기입니다. 두 팀 모두 점유율을 높이고,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하겠지만 완성도에 있어서는 스페인이 조금 더 앞섭니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공격의 핵심 페리시치가 빠진 것이 크고, 스페인은 특별한 결장자가 없습니다. 아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스페인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다만 두 팀 모두 공격력에 문제가 있어서 언더의 가능성이 높고,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의 2-0 승리를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