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FA컵 8강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가 격돌합니다. 두 팀 모두 같은 모기업을 두고 있는 클럽으로 ‘제철가 더비’로 불리는 라이벌 매치입니다. FA컵 8강은 당초 8월 18일로 예정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K리그1 일정 변경으로 인해 8월 11일로 1주일 앞당겨졌습니다.

전남은 FA컵 2라운드에서 대구달서구청솔FC에 11-0 대승을 거두며 3라운드에 진출했고, 수원FC와 맞대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습니다. 이후 부산교통공사와는 정규 시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내며 8강에 합류했습니다. 반면, 포항은 16강전에서 충남아산에 3-1 승리를 거두며 8강 티켓을 따냈습니다.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입니다. 전남은 지난 주말 리그 24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을 홈으로 불러들여 0-0로 무승부를 거뒀습니다. 승점 1점을 추가하며 리그 2위 자리를 수성하긴 했지만,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좋은 경기력에 비해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였고, 전남은 최근 리그 4경기에서 1승 2무 1패로 부진한 모습입니다.

전남의 문제는 빈약한 공격력입니다. 전경준 감독의 지도 아래 짜임새 있는 수비 조직력은 K리그2 최고 수준이고, 17실점만 기록하며 리그 최소 실점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득점력이 부족하고, 리그 팀 득점 순위에서 8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남은 발로텔리, 이종호라는 좋은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술적인 특징상 득점을 만들기 어렵고, 선수비 후역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번 포항전에서도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이 예상됩니다.

포항도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포항은 지난 8월 4일 홈에서 성남FC를 상대로 치른 K리그1 16R 순연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으나, 바로 3일 뒤인 7일 토요일 23R 성남 원정에서 성남 뮬리치에게 일격을 당해 0-1로 패배를 쓴맛을 봤습니다. 포항은 ACL에서 돌아온 후 치른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를 거두며 6위까지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포항은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떠난 공백을 제대로 체우지 못했고, 여기에 에이스인 송민규까지 시즌 도중 떠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전력을 봤을 때 K리그1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런 이유로 FA컵도 중요한 무대입니다.

FA컵은 토너먼트 대회인 만큼 이변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번 FA컵만 해도 K3 소속의 양주시민축구단이 K리그1의 최강자 전북현대모터스를 꺾으며 8강에 진출, 자이언트 킬링을 보여줬습니다. 전체적인 전력은 포항이 강하지만 짠물 수비의 전남도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전남과 포항은 각각 우승 3회(1997, 2006, 2007), 4회(1996, 2008, 2012, 2013)로 양 팀 모두 FA컵 전통의 명가입니다. FA컵에서 양 팀의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8년 32강전(포항 0-1 전남)이고, 전남 홈에서의 맞대결은 2008년 16강전(전남 0-1 포항) 이후 13년 만입니다. 특히 2007년은 양 팀이 결승에서 맞붙어 전남이 홈 3-2, 원정 3-1로 1, 2차전 모두 승리하며 전남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습니다.

# 승부 예측

객관적인 전력은 포항이 우위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전남의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고, 최근 포항의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포항의 공격력이 확실히 약해진 상황에서 K리그2 최강의 방패인 전남을 뚫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전남이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하고, 이번 경기는 90분 동안 승부가 갈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0-0 또는 1-1 무승부를 예상하고 있고, 이후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